[칼럼]교사 정재훈의 “꼰대가 바라보는 세상이야기” EP 3. 북한은 우리에게 어떤 존재인가?#1

   평창 동계올림픽을 앞두고 있는 시점에서 북한 선수단 및 응원단의 올림픽 참가가 남북관계의 뜨거운 감자로 떠오르고 있다. 평창 동계올림픽은  1988년 서울올림픽, 2002년 한일월드컵 이후 대한민국이라는 나라가 세계적 수준으로 또 한번 시대의 전환점을 만들 것이라는 예상이 지배적이다. 엄청난 예산과 역대 최다국 출전이라는 타이틀 앞에서 우리가 거는 기대가 크다. 그런데 그동안 침묵하고 있던 북한이 갑자기 남북단일팀 제안을 수락하면서 우리 사회는 또 한번 술렁였다. 잠재되어 있던 사회적 갈등이 수면 밖으로 거침 없이 나오게 된 것이다. 과연 북한은 우리에게 그동안 어떠한 존재였고, 앞으로 우리에게 어떠한 존재가 되어야 할지 알아보고자 한다.

   얼마 전 나는 소설 ‘태백산맥’을 읽었다. 10권짜리 책이라 시간이 꽤 걸렸지만 과연 이 시대의 필독서 답게 단 한순간도 지루할 틈이 없이 내용이 전개되었다. 이 책을 읽고나서 나는 또 한번 반성을 하게 되었다. 이 사회의 지식인으로서 내가 모르고 있었던 사실들이 참 많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과연 오랫동안 태백산맥은 ‘금서(禁書)’였던 이유가 있었다는 생각이 들었고, 이 책은 내 마음 속에서  대북관계를 어떻게 정리해야 하는지에 대한 혜안도 조금이나마 주었다. 그동안 내가 알고 있었던 북한에 대한 것은 교과서와 언론 위주의 것이다 보니 상당히 왜곡되어 있었다는 반성도 하게 되었다.

   나는 북한이라는 나라에 대해서 결론적으로 말하자면 적대시하지 않는다. 나는 지극히 실용주의자이자 현실주의자로서 북한을 배척하는 것이 우리에게 어떠한 이득이 되지 않기 때문에 나는 북한의 배척하는 것은 옳지 못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이다. 우리의 근현대사의 관점으로 보자면 북한과 우리는 출발부터가 상당히 달랐고, 적어도 국가의 형성 초기의 모습은 북한이 정의로웠다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그에 대한 사람들의 시각이 다르기 때문에 나의 이러한 관점을 비판할 수도 있을 것이다. 누가 옳다고 정확하게 말하기 어려운 이야기이기 때문에 내가 이러한 시각을 가진다고 해도 틀렸다고 말하는 사람은 모순이라는 것을 미리 이야기하고 싶다.

   나는 기본적으로 국가의 출발점에 섰던 지도자들의 모습을 비교해봤을 때는 북한의 손을 들어주고 싶다. 남한의 초대 대통령의 이승만의 행적을 살펴보면 1895년 배제학당에 입학하여 협성회에 가입하여 이후 독립협회 등에서 활동하면서 그의 이름이 알려지게 되었다. 고종 폐위 음모사건에 대한 저항을 계기로 투옥되어 5년 7개월동안 옥중 생활을 하면서 독립에 대한 그의 열정은 타오르게 되었다. 1904년 특별 사면 이후 미국으로 건너가 루즈벨트 대통령을 만나 대한제국의 독립에 대한 주장을 하였으나 좌절되었고, 이후 1919년부터 상해임시정부 임원 및 대통령 직을 수행하기 위해 상해에 잠깐 머물렀다. 임정생활 이후 이승만은 상해임시정부 인사들과 이념적인 문제로 갈등을 이유로 지속적으로 미국에서 활동을 하게 된다. 미국에서 한국의 독립을 위해 노력을 한 부분이 일부 있지만 임정에서 대통령직을 탄핵당하고 자신의 신분에 약간이라도 위협이 된다고 하면 현실과 타협해버리는 식으로 살아온 점이 있다. 대표적인 것이 조선에서 한일병합의 정당성을 역설하고 다니던 고종의 미국대사 스티븐슨을 전명운, 장인환이 사살한 사건에 대한 통역을 제안받았을 때, 이승만은 미국 내의 여론을 의식해서 통역을 거부하였다. 대한민국 임시정부에서 요직을 차지하고 구미위원부까지 만들어 활동하던 사람이 이런 중차대한 사건에서 발을 뺀다는 것은 그의 정치적 성향을 잘 말해주는 것이다. 이후 국제연맹의 편에서 대한민국을 위임통치해달라는 청원을 미국 대통령 윌슨에게 제출하고 독립활동 과정에서 이념적인 갈등을 야기하는 등 문제를 많이 일으켰었다. 하지만 그의 미국에서의 행적에 대해서도 말이 많은 만큼 그에 대해서도 크게 왈가왈부는 하고 싶지 않다. 하지만 해방 이후 그의 행적에 대해서는 결코 용납할 수가 없다. 우리 대한민국이 오랜 시간 이념적 갈등으로 많은 에너지를 낭비했던 그 첫 단추가 이승만으로부터 시작되었다고 하는 것은 부정할 수 없다.

2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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