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스크에 놀아나는 코인시장
암호화폐 시장이 단 한 사람의 말로 인해 요동치고 있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의 예상할 수 없는 언행들로 인해 비트코인을 비롯한 종목들의 변동성이 확대되자 그의 의견에 동의를 보내왔던 투자자들도 점차 비판 여론으로 돌아서고 있다.
19일 국내 암호화폐 거래소 빗썸에 따르면 지난 17일 5932만원으로 거래를 시작했던 비트코인의 시세는 5380만원3000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당일 최저가는 5088만8000원으로 단 하루새 최대 14.21%나 가격이 급락했다. 국내 비트코인 가격이 5000만원선으로 하락한 것은 2월 말 이후 약 3개월만이다.
이러한 비트코인 가격의 급락은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의 돌발 행동 때문이다. 머스크는 대표적인 암호화폐 옹호론자로 세계에서 암호화폐 시장에 가장 큰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는 인물이다.
17일 오전 머스크는 고래(CryptoWhale)라는 트위터 이용자가 “비트코인 투자자들은 다음 분기 머스크가 비트코인 전량을 팔아치웠다는 사실을 알았을 때 자책할 것이지만 나는 그를 비난하지 않을 것”이라는 글을 올리자 거기에 “정말(Indeed)이다”라는 답글을 달았다. 머스크가 비트코인 매각을 시사하는 글을 올리자 투자자들은 앞다퉈 비트코인 매도에 나섰고 가격은 폭락하게 됐다.
머스크는 당일 오후 트위터에 전혀 다른 의미의 글을 하나 더 올렸다. 그는 “의혹을 확실히 하기 위해 밝힌다”며 “테슬라는 비트코인을 전혀 팔지 않았다”고 말했다. 덕분에 최저가를 기록 중이던 비트코인은 어느 정도 가격을 회복하는데 성공했다.
머스크의 돌발 행동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 13일에는 비트코인 채굴이 환경에 악영향을 미친다는 이유로 테슬라 차량에 대한 비트코인 결제를 중단한다고 밝혔고 비트코인 가격은 급락하기 시작했다. 빗썸에 따르면 지난 13일 최고 6900만원선에서 거래되던 비트코인은 당일 5850만원까지 가격이 하락했다. 약 15%가 하루만에 급락한 것이다. 다음날 머스크는 도지코인이 비트코인보다 낫다는 의미의 게시글을 남겨 시장을 또 한 번 흔들어 놨다.
이외에도 그는 미국 티비 프로그램 SNL(Saturday Night Live) 출연을 앞두고 ‘도지코인 띄우기’를 예고해 도지코인 가격 급등을 야기한 후 막상 라이브 방송에서는 다른 얘기를 해 투자자들에게 혼란을 안겨다 줬다.
그는 라이브 방송 도중 “그래서 도지코인은 사기인가”라는 출연자의 질문에 “맞다, 사기다”라는 농담을 던졌다. 물론 이에 앞서 그는 도지코인에 대해 “전통적인 화폐와 거래할 수 있는 암호화폐”라고 설명하기도 했으나 ‘사기’ 발언으로 인해 도지코인의 가격은 30%나 급락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