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무역전쟁에서 우리의 기회는?
미국과 중국의 무역협정이 지루하게 지속되었으나 결국은 큰 성과가 없이 결렬되었다. 미국대통령 도널드 트럼프가 2018년 12개 국가의 수입철강재의 관세를 25%로 인상을 결정한데 이어 올해는 그 중 한국을 포함한 일부 국가들에는 철회를 결정하였다. 이는 중국과의 관세전쟁을 전면화하겠다는 의지를 노골적으로 보인 것이다. 또 트럼프는 미국의 IT업체들에게 중국 IT기업과의 결별을 종용하였다. 세계 1위 서비스업체인 구글에 이어 인텔과 퀄컴 등이 세계2위 통신장비업체인 화웨이에 부품공급 및 서비스를 중단하겠다고 선언하였다. 화웨이 주가는 미국의 입김에 급락하였으며 앞으로 더욱 큰 타격을 입게 될 것이 자명하다. 트럼프는 이에 그치지 않고 세계시장 80%를 장악하고 있는 드론제작회사인 DJI의 제품에 보안문제가 있다며 사용을 자제할 것을 권고하였다. 미국의 전방위적인 공격을 시작으로 중국도 부품을 국산화하겠다고 선언하고 미국산 제품의 관세를 인상하고 자원가격을 인상하겠다는 안을 발표했다. 최근에는 중국의 가장 강력한 자원인 희토류의 수출을 제한하였다는 입장을 보여 미국이 대책 마련에 부심이다. 이러한 무역전쟁은 전세계를 긴장시키고 있으며 미중 양국뿐만 아니라 주변국에도 엄청난 영향을 미칠 것이 뻔하다. 이런 상황에서 우리는 어떻게 대처해야할 것인가?
지금의 상황은 우리에게도 엄청난 위기로 다가올 것이다. 지금까지의 무역과는 다른 양상이 펼쳐질 것이며 특히 관세와 관련하여 고래싸움에 새우 등터지는 격으로 많은 업종이 타격을 받게 될 것이다. 하지만 어쩌면 이것이 우리에게는 위기이자 기회가 될지 모른다. 지금 상대적으로 열세인 중국이 미국의 기술력을 따라가기 위해서는 기술개발이 절실하다. 자체 기술력을 높인다고 선언은 하지만 기술력이라는 것이 하루 아침에 높아지는 것은 아니다. 중국은 가장 빠른 방법인 타 업체와의 기술제휴를 위해 열을 올리게 될 것이고 우리에게도 이것이 기회가 될 것이다. 현재 중국의 자동차 제조업 사례가 협업을 통한 기술제휴의 대표적인 예가 될 수 있다. 중국은 자동차 강국이 아니기 때문에 부족한 기술력을 독일, 미국, 한국 등의 자동차 회사들과 제휴를 통해 극복하고 있는 중이다. 우리나라는 자본력은 부족하지만 중국에 비해 기술경쟁력이 있는 분야가 많다. 때문에 중국 업체와의 협의를 통해 시장을 확대할 수 있다.
그렇다면 미국이 중국과의 협업을 지켜만 보고 있을 것인지에 대한 의문이 생긴다. 물론 미국의 견제가 만만치 않을 수 있다. 하지만 우리는 여기서 경영과 외교의 묘(妙)를 발휘해야 한다. 우리가 무조건적으로 중국과의 협력만 강조하지말고 중립적인 입장에서 미국과의 협력도 고려해야 한다. 미국 시장은 세계에서 3번째로 큰 시장이다. 미국도 어떻게 투자하는가에 따라 매력적인 시장이 될 수 있다. 이번에 롯데캐미컬이 미국에 생산공장을 건설한 것이 대표적인 사례가 될 수 있을 것이다. 국가는 외교적 교류를 통해 기업에게 미국 투자에 유리한 조건을 만들고, 기업은 경영차원에서 미국투자도 신경을 써야 한다. 한국이 중국과 가까운 나라라는 인식을 미국이 갖지 않도록 노력이 필요하다. 자본이 부족한 기업은 사모펀드와 같은 형식의 투자도 고려해볼 수 있다.
이제 본격적인 미중 무역전쟁이 시작되었다. 우리는 조선시대 병자호란의 교훈을 생각해야 한다. 우리가 섣부르게 판단한 나머지 큰 화를 입게 되었던 사건을 반면교사하여 미국과 중국의 무역전쟁에 대처해야 한다. 철저하게 국익을 계산한 중립외교가 지금 중요한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