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산업이 발전하려면 #3

해외와 국내의 사고대응방식에 대한 논란도 뜨겁다. 지금 미국에서는 현대자동차의 화재사건으로 여러 건의 소송이 이어지고 있다. 이에 현대기아차는 파격적인 보상을 해주고 있다. 하지만 같은 엔진을 사용하는 내수자동차가 화재가 난 경우 고객의 과실 쪽으로 몰아가고 있다. 사고가 발생해도 과실에 대해 소비자가 직접 증명하지 않으면 제조사는 책임이 없다는 식으로 응대하고 있다. 엔진오일 역류 사건만 해도 여러 실험 결과에서 엔진의 설계 결함을 이야기하고 있지만 현대기아차는 공식적으로 부인하고 있는 상황이다. 아무리 해외시장 진출을 위한 저자세 전략이라고 하지만 그것을 보고 있는 국민들의 시선이 고울 리가 없다. 자동차 개발 후발주자로서 이러한 사건들은 통과의례라고 할 수 있다. 회사입장에서 보았을 때, 보다 완벽한 품질을 가져야 성공할 수 있고, 그 과정에서 발생하는 해프닝쯤으로 볼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국민들 마음속에는 이러한 분노와 실망감이 잠재되어 있고, 국민소득이 증가하고 외제차의 파격적인 프로모션으로 인해 국내완성차와의 가격 격차가 줄어들면서 많은 국민들은 발길을 외제차로 돌리고 있다.

  우리나라 도로에 일본자동차가 심심찮게 보인다. 일본자동차는 유럽이나 미국 자동차에 비해 각종 프로모션을 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래서 실구입가를 보면 다른 나라 자동차에 비해 비싸다는 생각을 많이 한다. 하지만 이런 자동차가 우리 눈에 쉽게 띈다는 것은 무엇을 말할까? 그리고 일본에서는 한국 자동차를 보기 쉽지 않다. 한국인들 입장에서 일본자동차는 매력적이지만 일본인들 입장에서 한국 자동차는 매력이 없는 것이다. 일본자동차는 현재 미국 시장에서도 탑클래스 수준의 품질을 가지고 있다. ‘일본 도요타 자동차는 고장이 나서 버리는 것이 아니라 질려서 버린다.’라는 말이 있다. 그만큼 품질이 좋다는 것이고, 그래서 일본 자동차는 프로모션에 대해 인색하다. 즉 품질경쟁력이 가격경쟁력을 넘어설 때 소비자는 기꺼이 비싼 가격을 지불하더라도 구입한다는 것이다. 우리나라에서는 일본차에 대한 좋지 않은 시선이 많다. 정서상의 반감이다. 심지어 일본차를 타는 사람을 매국노로 비하하는 일도 발생한다. 하지만 이건 정상적인 사고구조가 아니다. 애국심으로 품질이 떨어지는 국산차를 탈 수는 없는 노릇이다. 결국 우리나라 기업이 기술개발에 더 매진해서 일본차보다 앞서서 국민들이 자발적으로 국산차를 애용하게 하는 것, 그것이 일본에 대한 복수인 것이다. 아울러 국산 자동차는 A/S에서 외제차에 비해 절대적인 우위를 가지고 있다. 각종 사고에 대한 대응방식이나 서비스에서도 충분히 외제차를 압도할 수 있음에 불구하고 눈앞의 이익에 눈이 멀어 소비자를 기만하고 우롱하는 짓을 하지 않아야 손님의 발길을 돌릴 수 있다. 국민소득이 향상되며 우리 국민들의 외제차 선호도는 앞으로도 높아질 수밖에 없고, 이에 외제차 회사들은 파격적 프로모션으로 국민들을 유혹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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