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중고시장에 진출
동반성장 위원회가 2013년 처음으로 지정한 뒤에, 정부 2차례 바뀌는 동안 유지됐습니다.
2019년에 법적 장애가 사라졌지만, 기존 사업자들과 상생 방안을 논의하는데 시간이 필요했고요.
작년 3월에 비로소 허락이 떨어졌습니다.
현대차는 글로벌 매출 40조 원에 이르는 거대기업입니다.
국내 신차 시장 점유율도 40%를 넘어, 자기들이 만든 차의 중고차량만 판다고 해도 순식간에 시장을 장악할 것이라는 우려가 과장이 아닐 것입니다.
이에 비해 중고차 매매업체는 5천-6천 개쯤, 매출액 수백억 올리는 극소수 업체를 제하면 대부분 직원 십수 명 영세업체들.
시장 지배력, 자금력 가진 현대차가 두렵고, 다른 대기업들이 들어오면, 업체 도산, 종사자 실직은 시간문제라는 것이 그동안 관련 단체들의 주장이었습니다.
중고차 시장 거래액 26조 원, 거래 규모는 250만대, 차량 숫자로만 보면 신차 시장보다 더 커졌습니다.
그러나 신차 시장과 달리 허위 매물, 주행거리 조작 같은 문제 빈번하다 보니 소비자 신뢰를 잃었습니다.
소비자 80%가 중고차 시장이 불투명하고 낙후돼 있다고 생각한다는 조사가 이를 잘 보여줍니다.
그러다 보니 파는 입장이 되면 깔끔하게 탄 차를 싸게 파는 것 아닌가? 사는 입장에서는 결함 있는 차를 모르고 바가지 쓰는 것 아닐까?
누구나 걱정을 하고 실제 피해도 입게 되거든요?
매매업자 개개인의 부도덕, 심성의 문제도 있겠지만, 소비자들에게 정보가 부족한 시장에서 나타나는 구조적 불신이기도 합니다.
경제학자들은 이런 시장에서는 겉보기에는 멀쩡하지만, 시고 맛없는 레몬만 남아 팔린다, ‘레몬 마켓’이라는 용어를 만들어냈는데, 문제의 해결책은 의외로 간단합니다.
제품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만들어서 소비자들에게 투명하게 공개하는 방법입니다.
이번 사안에 소비자 단체, 공정거래위원회가 이례적으로 대기업 입장에 동조했던 이유도, 정확한 정보를 만들고 유통시키는 역할을 기대하기 때문입니다.
거래 규모 커 보이지만, 금융비용, 관리비용 따지면 돈 벌기 쉬운 사업이 아닌데, 현대차도 상황을 잘 알고 있습니다.
중고차 사업에서 큰돈을 벌겠다는 목표보다는, 신차 시장에서 차량 가격을 유지하고 판매를 늘리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는 계산을 했을 것으로 보입니다.
대부분 사람들에게 자동차는 집을 빼면 가장 큰돈을 들여 사는 제품이고요.
그래서 새 차를 살 때부터 중고 가치가 높은 차를 선택할 유인이 큽니다.
좋은 가격에 중고차를 팔 수 있다면, 다른 차 대신 현대차를 고르거나, 여유 있는 사람들은 더 자주 차를 바꿀 수 있다는 기대를 하는 것이죠.
중고차 정확한 성능 정보를 투명하게 공개한다는 약속, 적정한 가격에 내놓을 수 있다면 소비자들 입장에서 큰 변화입니다.
전체 중고차 시장으로 확산된다면, 대기업 진출의 효과를 봤다고 긍정적으로 평가될 것입니다.
하지만, 기존 업체들 걱정처럼, 시장을 현대차가 인증한 차량은 좋은 차, 다른 시장에 나온 차는 어딘가 문제 있는 차로 이원화하는데 그친다면, 중고차 시장 전반이 위축될 수 있습니다.
말씀하신 대로 소비자 이익이 기대대로 커지기 위해서는 새롭게 진입하는 대기업 또 기존 시장의 업체들 모두가 시장이 투명해지는 계기로 이를 활용하기 위해 노력을 해야 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