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교사 정재훈의 “꼰대가 바라보는 세상이야기” EP 2. 금연하지 못하는 정부#2

   내가 담배를 딜레마라고까지 이야기하는 이유는 가정 수준의 문제가 아니다. 정부는 2015년 담뱃값을 2,000원 정도 대폭 인상했다. 담뱃값을 올려 수요를 줄여 국민건강을 도모하겠다는게 정부의 공식 입장이었다. 정부가 세수확보를 위해 담뱃값을 인상한다는 비판에 대해서 정부는 수요가 줄어들어 결국 세수는 현재와 같거나 감소할 것이라고 답변하였다. 그러나 2016 정부의 발표와는 달리 5조 2천억 원의 세금이 추가로 걷어질 예정이다.

국민들이 직접 내는 세금이 아닌 물건을 구매하거나 서비스를 제공 받을때 부가되는 것이 간접세인데, 간접세 중 우리나라의 담뱃세 비율은 미국보다 3배 이상 되는 세수 효자항목이다. 담배로 걷는 간접세가 많아질수록 국민건강이 위험해진다는 이야기인데, 반대로 담배인삼공사 직원의 연봉과 성과급은 갈수록 높아진다. 청소년 흡연율은 올해 처음 10%대 이하로 감소했지만 전체적으로 높게 유지되고 있는데 비해 성인 흡연율은 최저치를 기록했다. 흡연 청소년 대상 설문조사 결과, 담배 구하는 것이 전혀 어렵지 않다고 답한 학생은 70%가 넘었다. 청소년에게 담배를 공급하는 경로를 막지 못한 상황에서 담배를 판매하는 것은 결국 담배인삼공사가 청소년의 건강을 해치는 기관이 된 셈이다. 왜 흡연에 있어 어른들과 청소년에게 다른 잣대를 대는가 하는 딜레마가 무색해질 지경이다.

   진정 정부가 국민건강증진을 중요하게 생각한다면 추가로 마련된 세금은 금연보조금의 증가 등의 적극적인 조치로 이어져야하지만 금연보조금은 오히려 줄어들었다. 정부의 진정성을 우리는 과연 믿을 수 있을까? 보건복지부에서 그다지 실효성 없는 조치들만 시행되는 사이 정부와 담배인삼공사는 담배로 인해 엄청난 수익을 올리고 있다. 정부는 흡연자들의 엄청난 반발로 인해 담배장사를 안할 수 없다고 하는데 변명이 참 궁색하다. 돈과 국민의 건강, 어느 것이 중요한지에 대해 정부는 아직도 정답을 못 찾고 있는 것 같다. 진정 담배를 끊지 못하는 건 국민들이 아니라 정부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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