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산업이 발전하려면 #4
우리나라 도로에 일본자동차가 심심찮게 보인다. 일본자동차는 유럽이나 미국 자동차에 비해 각종 프로모션을 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래서 실구입가를 보면 다른 나라 자동차에 비해 비싸다는 생각을 많이 한다. 하지만 이런 자동차가 우리 눈에 쉽게 띈다는 것은 무엇을 말할까? 그리고 일본에서는 한국 자동차를 보기 쉽지 않다. 한국인들 입장에서 일본자동차는 매력적이지만 일본인들 입장에서 한국 자동차는 매력이 없는 것이다. 일본자동차는 현재 미국 시장에서도 탑클래스 수준의 품질을 가지고 있다. ‘일본 도요타 자동차는 고장이 나서 버리는 것이 아니라 질려서 버린다.’라는 말이 있다. 그만큼 품질이 좋다는 것이고, 그래서 일본 자동차는 프로모션에 대해 인색하다. 즉 품질경쟁력이 가격경쟁력을 넘어설 때 소비자는 기꺼이 비싼 가격을 지불하더라도 구입한다는 것이다. 우리나라에서는 일본차에 대한 좋지 않은 시선이 많다. 정서상의 반감이다. 심지어 일본차를 타는 사람을 매국노로 비하하는 일도 발생한다. 하지만 이건 정상적인 사고구조가 아니다. 애국심으로 품질이 떨어지는 국산차를 탈 수는 없는 노릇이다. 결국 우리나라 기업이 기술개발에 더 매진해서 일본차보다 앞서서 국민들이 자발적으로 국산차를 애용하게 하는 것, 그것이 일본에 대한 복수인 것이다. 아울러 국산 자동차는 A/S에서 외제차에 비해 절대적인 우위를 가지고 있다. 각종 사고에 대한 대응방식이나 서비스에서도 충분히 외제차를 압도할 수 있음에 불구하고 눈앞의 이익에 눈이 멀어 소비자를 기만하고 우롱하는 짓을 하지 않아야 손님의 발길을 돌릴 수 있다. 국민소득이 향상되며 우리 국민들의 외제차 선호도는 앞으로도 높아질 수밖에 없고, 이에 외제차 회사들은 파격적 프로모션으로 국민들을 유혹하고 있다.
해외 시장은 국내 시장에 비해 매우 불안하다. 어떠한 변수가 발생할지 모르고 특정한 문제가 발생하면 생산 및 판매를 중단해야 할 경우가 비일비재하다. 하지만 국내 시장은 국내 브랜드에 대한 충성도가 높은 국민들이 많다. 현대기아차가 여러가지 이슈를 만들어감에 불구하고 아직도 판매량이 많은 것은 이를 방증해준다. 그러나 우리 국민이 바보는 아니다. 언제까지 기업의 안일한 대응에 놀아나지는 않을 것이다. 최근 북미시장에서 현대자동차의 부진이 지속되고 있다. 제네시스의 해외진출도 쉽지 않다. 이에 맞물려 국내 시장에서도 베스트셀러인 소나타와 아반떼의 판매 부진이 이어지고 있다. 이 상태가 장기간 지속되면 현대기아차의 존속에도 영향이 생길 수 있다. 해외에서는 품질에 대한 기준이 명확하다. 하지만 국내정서상 품질이 약간 떨어지더라도 기업의 태도와 대응방식에 따라 국민들은 언제든지 품어주고 안아줄 수 있다. 현대기아차는 매번 기업이미지를 만들기 위해 엄청난 돈을 투자하고 있다. 하지만 이미지는 인위적으로 자본을 투입해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다. 오랜 기간 진심을 다한 노력이 있어야 만들어진다. 현대기아차는 국내에서 이런 노력이 상당히 부족하다. 국민들은 소비자를 이기는 기업이 아니라 소비자를 이해하고 소비자들 편에서 생각하는 기업을 원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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