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만엔 화폐의 주인공과 우리의 역사 #2

일본은 우리가 역사적인 반성을 요구할 때마다 항상 모르쇠로 일관하고 역사왜곡으로 맞섰다. 멀리는 임나일본부설(任那日本府說)부터 가까이는 독도와 일본군 위안부까지 우리와 일본은 지속적으로 역사갈등을 빚어왔다. 우리나라를 자극하는 일본의 도발적 언행이 나올 때마다 많은 사람들이 일본의 이런 행동을 비판한다. 일본 극우세력의 비상식적 행동이야 어제 오늘의 이야기가 아니라서 대꾸의 필요성도 모르겠다. 하지만 우리나라 국민 중 일본의 그러한 행태에 대해 ‘우리도 억울하면 힘을 기르자.’는 식의 생각을 가진 사람이 있다. 물론 그 말이 틀린 것은 아니다. 하지만 그 말을 잘못 해석할 경우 우리가 무능해서 일본에게 그런 수모를 당한다는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 일본은 일찍부터 근대화를 해서 스스로 강대국이 되어 우뚝 섰는데 우리는 봉건 조선의 틀을 벗어나지 못하고 근대화를 멀리해서 결국 나라가 멸망했다는 이야기를 하는 사람들이 많다. 심지어 흥선대원군의 쇄국정책이 결국 나라를 망하게 만들었다는 이야기까지 하고 있다. 과연 이 이야기는 근거가 있을까?

역사는 사실을 어떠한 시각으로 보는가에 따라 다양한 해석이 가능하다. 팔이 안으로 굽는다고 역사는 아무래도 그 나라에 유리한 쪽으로 미화해서 해석할 수밖에 없다. 자국의 역사를 부끄럽게 여기는 것을 좋아하는 나라는 없을 것이기 때문이다. 일본이야 자국의 입장에서 메이지유신을 자랑스럽게 이야기하는 것은 당연하다. 하지만 우리가 그들의 메이지유신을 이야기할 때는 좀 더 객관적으로 봐야 한다.

일본은 역사적으로 보았을 때 한중일 삼국 중 문화의 수준이 가장 뒤떨어지는 나라였다. 오래전부터 세계적인 고대문명을 주도해왔던 중국과 교류가 적었던 탓에 토종 문화는 항상 낮은 수준이었다. 그리고 지역으로 나뉘어 전쟁의 시대가 평화의 시대보다 길었으므로 문화가 발달할 여건도 되지 못했다. 따라서 그들은 문화를 해외로부터 수입하는 것에 대해 개방적인 성향을 가지고 있었다. 임진왜란 때 중국을 치기 위해 외국으로부터 무기를 도입한 사례도 그랬고, 구한말 조선을 점령했을 때 그들의 문명도 자신들의 것이 아니었다. 우리가 똑바로 봐야 할 것은 일본이 스스로 메이지유신을 해서 강대국이 된 것은 아니라는 사실이다. 그들은 무엇을 스스로 만들어내지 못하는 민족이었고 결국은 누군가의 도움으로 강대국이 된 것이다. 그렇다면 우리는 왜 일본처럼 되지 못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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