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는 자러 오는 곳인가?#5

요즘 학교에서는 ‘배움의 공동체’가 한창이다. 학생중심의 교육 모델을 만들어보자는 취지의 운동인데, 이것은 새로 나온 개념이 아닌 구성주의에서 나온 매우 오래된 개념의 학습방법이다. 이름만 바꿔서 매번 구성주의를 시도하는 교육자들의 모습을 보면서 한편으로는 얼마나 구성주의가 안되면 아직도 저렇게 노력을 하고 있는가 안타깝기만 하다. 하지만 이렇게 오랜시간 동안 학생중심의 교육이 이루어지지 않는 근본적인 원인은 우리 교육의 목표 중 하나가 학생선발에 있기 때문이다. 우리는 어떠한 학생을 교육을 통해 선발할 것인가에 대한 사회적 합의가 전혀 이루어지지 않은 상황에서 이런 저런 모델을 가지고 적용해보는 것은 매우 부적절한 교육이라 생각한다. 교육과 선발은 뗄래야 뗄 수 없는 관계다. 교육과 선발이 유기적으로 상호작용을 해야지 우리 교육이 바로서고 우리 사회가 좀 더 교육적 효과를 누릴 수 있다.

  학교는 자러 오는 곳이 아니다. 학교는 배움이 이뤄지는 신성한 곳이기 때문에 현대에 이르기 전에는 누구에게나 개방되지 않았다. 사회가 변하면서 신분의 수직적 이동이 가능하게 한 것 중에 교육이 가장 큰 역할을 해왔고, 그로 인해 인재가 발굴되어 사회발전에 기여한 것도 교육이었다. 학교 무용론(無用論)을 주장하는 사람도 있지만 학교는 과거에도 그랬고 현재도, 미래에도 그 가치로 인해 존속하게 될 것이다. 다만 학생들이 학교에 와서 자신의 역량을 발휘하지 못하고, 학교에서 배운 것이 사회에 나가서 사장(死藏)되는 낭비는 막아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 우리는 좀 더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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