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계 학투는 계속 되어야 한다.
최근 ‘전지적 작가시점’ 프로그램에 한 연예인의 매니저로 나온 인물이 학투 논란으로 하차를 했고, 밴드 잔나비의 멤버 최정훈에 이어 걸그룹 시스타의 리더 효린이 학투 논란에 휩싸였다. 한 네티즌이 SNS에 효린이 중학교 3년 동안 집중적으로 폭행을 가하고 금품을 빼앗는 등 학교폭력을 행사했다는 것이다. 피해자라고 주장하는 여성은 그동안 몇 차례 연락을 시도했으나 연예인의 특성상 쉽지 않았고, 다이렉트 메세지를 남겼으나 효린이 답변이 없자 언론에 사실을 공개했다고 한다. 이에 효린 측은 ‘오랜 시간이 지나 기억이 애매하다. 만나서 사실여부를 확인하고 싶다.’ 등의 공식 답변을 내놓아서 빈축을 샀다. 그러나 곧 입장을 바꾸어 명예훼손으로 엄벌하겠다고 했고, 이에 또 다른 피해자가 등장하면서 효린을 둘러싼 공방은 점입가경으로 이어지고 있다.
최근 연예인들이 과거에 학교폭력을 했다는 사실을 주변 사람들이 증언하는 이른바 ‘연예인 학투’가 번지고 있다. 네티즌들은 자신들이 평소에 사랑했던 연예인들이 이미지와는 전혀 상반된 행보를 과거에 했다는 사실에 상당히 실망하고 분개하고 있다. 최근에 청소년들의 강력범죄가 증가하고 ‘청소년 보호법’을 악용하는 사례와 맞물려서 학교폭력에 대한 처벌 수위를 높이자는 목소리가 대두되고 있는데, 연예인 학폭도 이러한 맥락에서 그 파장은 더 커질 것이라 예상된다. 연예계 학투 논란은 한낱 해프닝으로 끝날 것인가?
사실 학교폭력의 뿌리는 상당히 깊다. 해방 이후 우리의 민주화 역사를 보면 절반 이상이 군사독재 시절이다. 사회에 폭력이 공공연하게 자행되었고, 이런 분위기가 학교에서도 교사에 의한 폭력이 당연시되었다. 그런 교사에게 배운 학생들도 자연스럽게 약육강식을 배우게 되었고 약한 학생들을 폭행하고 괴롭혔다. 당시에 학교에서는 학교폭력의 개념이 별로 없었다. 약한 학생들은 의례히 강한 학생에게 괴롭힘을 당하는구나 여겨졌고 심지어 학교에서 폭력사실을 알려도 선생님들이 묵과하는 경우가 많았다. 당시는 언론과 통신이 발달하지 않아서 외부에서는 이런 사실이 사회적으로 널리 알려지지 못했다. 알려졌더라도 학생인권도 존중되지 못했기 때문에 사회적인 파장을 일으키기 어려웠다. 하지만 정보통신이 발달하고 학생인권이 신장되면서 학교폭력예방이 법제화되었고, 이는 범죄행위로 인식되기에 이르렀다. 지금 학투 대상이 되고 있는 연예인들은 학교폭력의 개념이 나오기 시작했던 시기의 젊은이들이다. 철없던 시절의 철없는 행동으로 치부하기에 학교폭력은 너무나 심각한 범죄행위이다. 학교폭력은 피해자의 생명을 앗아가는 살인행위와 다를 바 없지만 사회적 인식이 미미했던 시기를 틈타 학교 내에 공공연하게 만연하고 있었다. 학교폭력은 피해자에게 지울 수 없는 마음의 흉터를 남기기도 하고 극단적인 선택을 하도록 만든다. 가해자는 한 때의 철없는 행동이고 시간이 지나면 잊혀지는 일일지 모르나 피해자는 가해자로 인해 인생이 바뀔 수 있다. 피해자가 폭력에 대한 트라우마를 평생 가져갈 때 가해자가 오랜 시간 지나 피해자에게 보상을 한다면 과연 어떻게 할 수 있을까? 법적으로는 공소시효가 지났기 때문에, 그리고 명확한 증거를 제시하기 어렵기 때문에 모르쇠 한다면 피해자는 어디가서 호소할 곳이 없다. 심지어 세상 사람들에게 사기꾼이나 엄살쟁이로 눈총을 받기도 한다. 이번에도 처음에는 공식적인 입장에서는 죄송하다고 하다가 법적으로 문제가 없기 때문에 피해자를 고소하는 등 이율배반적인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연예인들은 법적인 다툼이 문제가 아니다. 대중의 인기를 먹고 사는 연예인에게 이미지는 매우 중요한 것인데, 학교폭력은 연예인 생활을 접어야 할 정도로 심각한 타격이 될 수 있다. 사과를 한다고 해도 그 이미지는 평생을 따라다닐 것이고 사실을 부인하다가 행여나 추가적인 증거가 나올 경우는 대중에게 뭇매를 맞고 재기를 못할 수도 있다. 학교폭력은 피해자에게도 엄청난 불행이지만 어쩌면 연예인 개인에게도 엄청난 피해가 될 수 있다. 피해자든 가해자든 학교폭력은 엄청난 불행을 낳는다.
하지만 우리는 이러한 사례를 일벌백계로 엄중하게 처벌해야 한다. 법적으로는 비록 힘들겠지만 대중의 심판으로 처벌은 할 수 있다. 음주운전을 한 연예인이 방송을 하차하고 얼마 간 자숙하여 대중들이 잊어버릴 쯤 되면 다시 컴백하는 식으로 해서는 안된다. 음주운전은 나쁜 범죄지만 학교폭력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죄질이 나쁘다. 몇 몇 연예인들이 학교폭력으로 인해 사회적으로 매장되는 사례를 보면 지금 학생들도 학교폭력을 절대 해서는 안되는 심각한 범죄로 인식하게 될 것이다. 처벌이 가볍다면 학생들도 학교폭력을 가볍게 여기게 될 것이며 학교폭력의 뿌리는 뽑히지 않을 것이다. 많은 사람의 인기를 먹고 사는 만큼 연예인 학투는 사회적으로 큰 파장을 가져온다. 이에 대한 강력하고 엄정한 대중의 처벌은 학교폭력예방에 큰 전환점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