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속연재]캠핑카 Q&A #1
누구나가 비슷하게 입문하는 캠핑의 세계
난 2009년 직장 동료이자 선배가 즐기는 캠핑생활을 보고 캠핑에 대한 열정이 확 불지펴졌다. 일본의 유명 캠핑용품들이 즐비한, 럭셔리한 선배의 모습이 어찌나 근사해보이던지. 주말에 맛집이나 다니던 데이트 생활이 최고라고 여겼던 나에게 캠핑장에서의 하룻밤은 너무나 충격적이었다. 선선한 바람이 부는 노지에서 화로에 장작을 피워놓고 불멍(불을 피워놓고 멍하니 쳐다보는 행위)을 하는데 여자친구였던 아내와 나의 맘 속에는 장작의 열기보다 뜨거운 캠핑에 대한 열망이 달아올랐다. 지금의 아내와 결혼하면 캠핑을 시작하자고 약속을 했고, 신혼부터 우리는 본격적으로 캠핑을 시작했다. 중고로 산 5만원짜리 텐트와 그보다 조금 비싼 테이블과 의자, 중고로 산 만원짜리 침낭 2개로 우리 부부는 캠핑을 시작했다. 지금 생각해보면 매우 초라한 캠핑생활이었지만 우리는 너무 행복했다. 서로를 노숙자라 부르며 주중에는 캠핑까페에 들어가서 캠핑용품을 검색하고 주말에는 구입한 캠핑용품을 사용하며 나름 고급의 레저를 즐긴다고 자부했다. 당시 우리집 자가용은 LPG중형차라 트렁크 공간도 거의 없어 뒷자리에 짐을 가득 싣고 다녔다. 하지만 출정횟수가 늘어나는만큼 하나 둘 늘어나는 캠핑장비에 결국 루프박스까지 얹을 수 밖에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 캠핑의 최종 장비는 자동차다라는 말이 있는데, 우리는 최종 장비인 자동차도 바꾸게 되었다. 이왕 사는거 짐 많이 실을 수 있는 중형SUV, 모델변경을 앞둬 할인을 많이 해준다고 해서 덜컥 새차로 사버렸다. 사회 초년생으로 경제적으로 넉넉하지 못했음에도 캠핑장비와 자동차를 사면서 우리집 경제사정은 너무 어려워졌다. 월급이 들어오는 족족 카드값으로 빠져나가고 급기야 돌려막기도 해가면서 겨우겨우 생활하고 있었다. 급기야 우리는 적금과 보험도 해약해가면서 숨통을 돌렸다. 하지만 이런 역경도 우리의 캠핑 열정을 사그러들게하지 못했다. 우리는 옷과 신발을 안사고 외식을 줄여가며 캠핑생활을 즐겼다. 다른 경비를 줄여서 캠핑장비를 하나둘씩 살 정도로 우리는 캠핑에 미쳐 있었다. 2~3년 뒤에는 방 하나를 가득 채울 정도로, 집에 없는 장비가 없을 정도로 캠핑장비는 늘어나있었다. 그리고 캠핑장비의 가격도 점점 고가로 업그레이드가 되고 있었다. 그렇게 10여 년 우리는 캠핑을 다녔다. 나의 직장이 경기도 오산이어서 우리는 몇 년간 경기도, 강원도, 충청도 일대를 부지런히 다녔다. 사회초년생이 으레히 그렇듯, 조직의 막내로서 스트레스도 많이 받게 되는데 그 스트레스를 캠핑으로 풀었던 것 같다. 그러다 결혼 3년차 우리에게도 2세가 생겼다. 이로 인해 우리의 노숙 생활을 잠깐 중단이 되었다. 그러는 도중 우리는 육아문제로 본가와 처가가 가까운 경남 양산으로 직장과 거주지를 옮기게 되면서 우리의 캠핑 무대는 남쪽으로 이동되었다. 아이가 좀 크고 따뜻한 봄이 오며 우리는 다시 노숙 생활을 시작했는데, 별다른 일이 없으면 우리는 주말에 항상 캠핑장에 있었다. 그렇게 캠핑을 즐기던 우리가 캠핑의 전환기를 맞이하게 되었으니, 그것이 바로 티비프로그램 ‘집시맨’이었다. 캠핑장의 캠핑이 최고라고 생각했던 우리에게 티비에서 나오는 알비어들의 모습은 캠핑을 처음 시작할 때 선배의 모습처럼 우리에게 충격이었다. 그러나 우리가 감당하지 못할 가격에 함부러 우리도 저거 사볼까 하는 말을 내뱉지 못했다. – 다음 회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