궁핍을 만드는 스마트폰

각 가정에서 스마트폰을 유지하는데 들어가는 한 달의 비용은 얼마나 될까? 2018년 가구당 평균 통신비는 13만4천원이었다. 그 중 인터넷 유지비는 2만원 내외라고 한다면 스마트폰을 유지하는데 10만원 가까운 비용이 드는 것이다. 가구당 스마트폰 보급률이 높아지고 있으며, 고가의 최신형 스마트폰이 연일 쏟아지고 LTE, 5G 등 고속통신망이 보급되면서 요금제도 상승한 것이 통신요금 상승에 부채질을 한 것이다. 이러한 스마트폰의 보급으로 어디를 가든 남녀노소 스마트폰을 보는 사람이 많다. 이제 보행 중 스마트폰을 보는 것은 일상이고 버스나 지하철 안 심지어 운전 중에도 스마트폰을 보는 사람이 많다. 많은 사람이 스마트폰의 노예가 되어있다. 잠시라도 손에서 놓치면 불안해하면서 별 용건도 없으면서 화면을 켜서 습관적으로 만진다. 그러다보니 자연스럽게 인터넷에 접속하게 되고, 수많은 광고에 노출된다. 그러다보니 많은 업체들은 경쟁적으로 자극적인 광고로 도배를 하고 있다. 각종 오픈마켓부터 포털사이트까지 광고는 넘쳐난다. 유튜브 채널은 이러한 광고의뢰업체들로 인해 행복한 비명을 지를 정도이다. 광고가 많다는 것은 광고를 보는 사람들이 많다는 것이고, 그들 중 상당수는 직접 광고를 통해 물건을 구매한다는 것이다. 스마트폰이 보급되기 10여 년 전에는 홈쇼핑 중독자들이 사회적 문제가 되었었다. TV홈쇼핑은 필요하지도 않은 물건을 사도록 만드는 마력이 있었다. 이에 빠진 사람들은 과소비를 하게 되고 이로 인해 가계경제가 어려워졌다는 사례가 심심찮게 있었다. 지금은 이러한 경향이 스마트폰으로 옮겨갔다. 최저가, 한정수량 이런 단어들이 각종 사이트에서 소비자들을 현혹하고 있다. TV홈쇼핑은 특정 채널, 특정 시간대에 특정한 물건을 팔기 때문에 특정 조건 하에 보지 않으면 소비할 확률이 줄어든다. 반면 스마트폰 쇼핑은 24시간 노출되어있으며 검색도 매우 쉽다. 그러다보니 많은 사람들이 스마트폰을 통해 과소비하게 된다. 이런 경향은 기업의 입장에서는 매출이 늘고 내수시장이 활성화된다는 장점이 있지만 개인적으로 볼때는 궁핍을 부채질하는 것이 된다.

패스트 패션이라는 것이 있다. 최신 트렌드를 즉각 반영하여 빠르게 제작하고 빠르게 유통시키는 의류를 가리키는 말이다. 최신 유행을 즉각 반영한 디자인, 비교적 저렴한 가격, 빠른 상품 회전율로 승부하는 패션을 말하는 것인데, 우리 주변에 이러한 패스트 패션은 매우 흔하다. 빨리 생산한 저렴한 제품은 내구성이 떨어져서 폐기되는 것이 아니라 유행이 지나서 폐기되는 것으로 환경적으로 매우 불건전하다. 엄청난 폐기물을 양산하는 이러한 패스트 패션도 스마트폰의 보급으로 더욱 확산되고 있다.

스마트폰으로 더 많은 컨텐츠에 접근하고 더 많은 문물을 맞는 풍요로운 사회에서 우리는 오히려 궁핍을 맞을 수 있다. 이를 막기 위해서는 어느 시대보다 뛰어난 분별력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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