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스크 구매 5부제 시행 전 마스크 구매 대란 재현

일요일이자 ‘마스크 구매 5부제’ 시행을 하루 앞둔 8일 한 장의 마스크라도 더 사두려는 주민들의 ‘마스크 구매 전쟁’이 재연됐다.

정부는 오는 9일부터 출생연도 기준으로 지정된 요일에만 공적 마스크를 1인당 주 2매씩 살 수 있는 마스크 구매 5부제를 시행한다. 출생연도의 끝자리에 따라 요일별 구매가 제한된다.

대리 구매는 어린이(2010년 포함 이후 출생), 노인(1940년 포함 이전 출생), 장기요양급여 수급자, 장애인 등에게만 허용된다. 공적 판매처인 농협과 우체국도 약국 전산 시스템과 연동해 개인별 마스크 구매 제한이 철저히 관리된다.

정세균 국무총리는 담화문을 통해 “정부 노력에도 불구하고 마스크 문제가 아직 해소되지 못하고 있다”면서도 “가능한 한 공평하게 마스크를 구매할 수 있도록 하고자 ‘마스크 5부제’를 시행하니 적극 협조해달라”고 당부하기도 했다. 하지만, 일요일인 이날 전국 곳곳의 공적 판매처에는 마스크 한 장이라도 더 사려는 시민들의 발길로 북새통을 이뤘다. 까다로워진 구매 제한 조처로 마스크 구하기가 더 어려워질 것이라는 불안 심리가 확산한 것으로 보인다. 공적 판매처 중 한 곳인 우체국이 휴무한 데다 약국도 문을 닫은 곳이 많아 구매 경쟁은 더욱 치열했다. 약국이 보유한 마스크는 10분 안에 동나버렸으며, 빈 손으로 돌아간 사람들도 상당수였다.

일선 약국에서는 “마스크 5부제 시행으로 ‘마스크 대란’이 조금은 나아질 것 같다는 기대가 들면서도 제도 시행을 미처 알지 못한 손님들과 실랑이가 벌어지지 않을까 걱정도 된다”고 덧붙였다.

전날 국내 코로나19 확진자의 약 90%가 몰려 마스크 구매가 ‘하늘의 별 따기’인 대구에서는 마스크 판매처 곳곳에서 고성이 오갔다. 지난 6일부터 개인별 구매 이력 관리에 들어간 사실을 제대로 알지 못한 시민들이 항의하는 소동이 잇따랐기 때문이다. 대구 달서구의 한 약국을 찾은 40대 여성은 “약국에서 5부제를 다음 주부터 한다고 들었는데 왜 구매 이력 관리를 벌써 하는지 모르겠다”며 “자고 나면 정책이 바뀌어 시민만 골탕을 먹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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