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도 겪은 뇌동맥류 파열
조 바이든 미국 46대 대통령 당선인은 델라웨어주 상원의원으로 활동하던 40대 때 목숨을 잃을 뻔했다. 일명 ‘머릿속 시한폭탄’이라고 불리는 뇌동맥류가 파열되는 고비를 겪었기 때문이다.
1988년 당시 45세였던 바이든 당선인은 2월의 어느 날 왼쪽 뇌의 뇌동맥류가 파열되면서 13시간 넘는 수술을 받았다. 당시 가톨릭 신부가 장례 미사를 준비할 정도로 상태는 심각했다.
가까스로 목숨을 건진 바이든 당선인은 이후 3개월 뒤인 5월 4일 미국 워싱턴의 월터리드 미 육군병원에서 두 번째 뇌 수술을 받았다. 오른쪽 뇌에 위치한 뇌동맥류의 파열을 방지하기 위해서다.
뇌동맥류는 뇌의 혈관 벽이 약해지면서 꽈리모양으로 부풀어 오른 상태를 일컫는다. 대부분의 뇌동맥류 환자는 한 개의 뇌동맥류를 가지고 있지만 바이든 당선인처럼 여러 개가 있는 경우도 있다. 문제는 파열되기 전까지 별다른 증상이 없다는 점이다. 이후 갑자기 혈압 변동 폭이 커지는 상황에서 파열될 위험성이 커진다.
뇌동맥류가 파열되면 망치로 머리를 때리는 듯한 두통을 겪는다. 전체의 30% 정도는 그 자리에서 즉사할 정도다. 바이든 당선인처럼 뇌동맥류 파열 후 수술로 재출혈을 막고 적절한 치료로 회복할 수도 있다.
전체 인구의 3~5%에서 발견되는 이 병은 주로 고령에서 많이 발생한다. 하지만 고혈압, 과음, 흡연, 동맥경화, 스트레스 등으로 바이든 당선인처럼 40대 때 앓는 경우도 늘고 있다. 국내에서도 증가 추세다. 2008년 1만5000여명에서 지난해 11만5640명으로 10년간 10배 이상으로 늘었다. 특히 요즘처럼 기온이 떨어지고 일교차가 큰 날씨에 환자가 급증한다.
가톨릭대 서울성모병원 신경외과 신용삼 교수는 “터지지 않은 뇌동맥류가 있더라도 평생 파열되지 않을 수 있다”며 “치료를 권유받았더라도 위험성이 있는 만큼 신중히 결정해야 한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