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 위기가 불러온 적자
8월 우리나라는 무역에서 94억 7천만 달러 적자가 났습니다.
한 달 적자로는 사상 최고입니다.
적자 행진은 4월부터 시작돼 다섯달 연속 이어졌는데, 14년만의 일입니다.
적자가 난 가장 큰 원인은 에너지 가격이 폭등했기 때문입니다.
원유, 가스, 석탄, 이렇게 3대 에너지 수입액이 작년 8월보다 88억달러, 무려 2배 가까이 늘어났습니다.
올들어 누적 무역적자는 이미 247억달러나 됩니다.
[문동민/산업통상자원부 무역투자실장]
“현 수준의 에너지 가격이 유지되면 연간 누계 무역 적자는 현재보다는 확대될 것으로 우려하고 있고요.”
수출은 1년 전보다 6.6% 늘어났습니다.
특히 석유제품, 자동차, 철강, 2차전지는 역대 8월 가운데 최고기록을 세웠습니다.
하지만 다 좋은 건 아닙니다.
세계 경기가 둔화되면서 반도체 수출이 2년2개월만에 감소했습니다.
우리나라 최대 수출국인 중국 수출도 줄어, 대중 무역적자가 넉 달 연속 이어졌습니다.
[조영무/LG경영연구원 연구위원]
“올해 겨울에 유럽을 중심으로 해서 에너지발 글로벌 경제 침체가 발생할 가능성이 상당히 높은 상황에서 수출을 많이 늘리기 어려워지는 양상이 예상됩니다.”
2분기 경제성장률은 0.7%로 그나마 선방했지만, 이건 수출 덕분이 아니라 거리두기 해제로 민간 소비가 버텨줬기 때문입니다.
정부는 수출을 총력 지원해 무역 적자를 최대한 줄이기로 했지만, 에너지 가격이 떨어지지 않는 한 한계가 있어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