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독계획서까지 빼돌린 SPC
대전고용노동청에서 SPC삼립 세종생산센터 산업안전 현장감독에 나선 것은 지난 3일입니다.
감독관들은 우선 회의실에서 진행 순서를 회사 측에 설명한 뒤 가져온 가방과 소지품, 서류를 이 회의실에 놓고 감독에 나섰습니다.
그런데 당일 오후, 고용부로 제보가 들어왔습니다.
SPC 삼립 본사 등 회사 내부에서 감독계획서를 공유하고 있단 내용이었습니다.
A4지 5장 분량의 이 서류에는 감독일정과 감독반 편성, 전체 감독대상 사업장 64개의 목록이 적혀있었습니다.
알고보니 세종센터 팀장급 직원이 감독관들이 감독을 나간 사이 회의실 책상 위에 있던 서류를 뒤져 무단 촬영하고 사내 메신저 등을 통해 공유한 것이었습니다.
고용부에선 상상하지도 못한 일이라 충격이 크다, 개선 보다는 법망을 회피하려는 의지만 보인다는 격앙된 반응이 나왔습니다.
문제의 SPC 직원을 즉각 공무집행방해혐의로 경찰에 신고했고, 별도로 산업안전보건법에 따라 점검 방해행위에 대한 과태료 부과 절차에 들어갔습니다.
[양현수/고용부 안전보건감독기획과장 : “초유의 사태이고 저희도 충격이 큰 상황입니다. 몇 명이 더 관여 되었는지를 저희가 최대한 밝혀내서 최대한의 조치를 하겠다는 입장입니다.”]
SPC 측은 대표이사 명의의 입장문을 통해 책임을 통감하고 깊이 사과한다고 밝혔습니다.
또 해당 직원은 즉시 업무에서 배제했으며 신속하고 엄중하게 징계하겠다고 덧붙였습니다.
지난달 15일 계열사인 SPL 평택공장에서 20대 노동자가 숨진 이후 SPC측은 네 번의 사과문을 발표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