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든세상을 이겨내는 힘
편지에 따르면 A씨 식당 인근에 있는 대학교에 다니는 청년은 재작년 입대를 앞두고 마지막으로 이 식당에서 식사를 한 손님이었습니다. 당시 A씨는 그런 학생의 음식값을 받지 않고 따뜻하게 격려를 했다고 합니다. 군에 입대하는 청년에게 음식을 대접한 거죠. 편지엔 “사장님의 친절함을 떠올리며 힘든 군 생활을 버틸 수 있었다”고 적혀 있었습니다.
봉투를 열어보니 현금 5만원도 들어 있었습니다. A씨는 1일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처음에는 두고 간 물건인 줄 알았는데 봉투에 붙은 메모를 보니 청년이 우리 가게에 주고 간 것이었다”면서 “바로 쫓아나갔지만 청년이 떠나고 없었는데 다행히 잠시 후 가게 앞에 그 청년이 지나가는 걸 발견했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습니다.


A씨는 다시 다급히 뛰어나가 청년에게 봉투를 건네며 “학생에게 이런 걸 받을 수는 없다. 마음은 고맙지만 다시 가져가라”고 말했죠. 그러자 그 청년은 “자신의 마음이니 받아 달라”며 “내년 3월에 복학을 하니 그때 다시 가게에 오겠다”고 말한 뒤 떠났다고 합니다.
청년의 그 말은 A씨 마음을 울렸습니다. A씨는 “점점 장사하기 힘들어서 내년에도 장사를 할 수 있을지 고민됐었는데, (내년 3월에 다시 온다는) 이 학생 때문에 그만둘 수가 없겠다”며 웃었습니다.
편지를 쓴 청년이 사장님의 친절함 덕분에 힘든 군 생활을 버텼듯이 사장님도 그 청년의 마음에 다시 힘을 얻은 셈입니다.
사실 A씨 가게는 인근에 대학교가 있어 학생 손님이 많습니다. 그런 만큼 학생 손님에게 애정이 깊습니다. 이곳에서 9년간 가게를 운영해 온 A씨는 “손님 대부분이 학생인데, 정말 예쁘고 예의 바른 학생들이 많다”며 “그 아이들이 우리 식당에 와서 맛있게 먹고 가는 게 곧 나의 즐거움”이라고 전했습니다.
군 입대를 앞둔 학생에게 무료 식사를 준 것도 처음이 아닙니다. 그는 “학생이 입대하러 가는 상황인 걸 알게 되면 항상 챙겨 먹이곤 했다”고 말했습니다.
인터뷰 내내 익명을 지켜달라고 여러 차례 강조했던 A씨는 자신과 그 청년이 서로의 삶에 원동력이 됐듯, 이 사연이 또 다른 이에게 힘이 되길 바란다며 이렇게 말했습니다.
“나는 그저 이 기사를 읽는 사람들이 잠시라도 따뜻함을 느꼈으면 합니다. 그거면 정말 될 것 같아요.”
[출처] – 국민일보
https://www.kmib.co.kr/article/view.asp?arcid=0020684840&code=61171811&sid1=lif&cp=nv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