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태풍 힌남노 북상, 비상사태
11호 태풍 힌남노가 한반도를 향해 빠르게 북상하고 있는 가운데, 우리나라는 5일 오전부터 본격적인 태풍의 영향권에 들어갈 전망이다. 이번 태풍은 중심기압이 930hPa(헥토파스칼)에 이르는 역대 가장 강한 태풍으로, 한때나마 ‘초강력’ 수준인 상태에서 북상해올 것으로 예보돼 각별한 대비가 요구된다.
4일 기상청에 따르면, 대만과 일본 사이에서 북상하고 있는 힌남노는 이날 저녁 오키나와 서쪽을 지나 5일 오후 제주 서귀포 남서쪽 부근을 통과할 예정이다. 서귀포를 관통한 힌남노는 6일 오후 울릉도 북동쪽을 지난 후 6일 밤 동해안 방향으로 빠져나갈 것으로 보인다. 태풍의 최근접 시기는 6일 새벽 제주도, 6일 오전 경남권 해안이 될 것으로 예보됐다.
외신 등에 따르면 현재 힌남노가 지나며 영향권에 들어선 일본 오키나와에서는 주민 11만명을 대상으로 피난지시가 내려지고 3400여 가구가 정전을 겪는 등 피해가 이어지고 있다.
특히 힌남노는 5일 오전 타이완 북동쪽 480km 부근을 지날 무렵 ‘초강력’ 수준으로 세력이 발전할 전망이다. 태풍의 강도는 ‘중-강-매우 강-초강력’ 4단계로 나뉘는데 ‘초강력’은 최대풍속이 54m/s 이상으로 건물이 붕괴되고 기차가 탈선되는 정도의 수준이다. 다만 힌남노는 5일 오후 3시 서귀포 남남서쪽 340km 해상을 지날 때는 ‘매우 강’으로 다소 약화해 6일 오전 3시 서귀포 동북동쪽 50km 부근 해상을 지날 것으로 예보됐다.
6일 오전 3시 힌남노가 서귀포 부근을 지날 때의 중심기압은 930hPa, 최대풍속은 45m/s로 전망된다. 태풍은 중심기압이 낮을수록 위력이 강한데, 힌남노의 예상 중심기압은 역대 최악의 태풍으로 꼽히는 1959년 ‘사라(951.5hPa)’와 2003년 ‘매미(954.0hPa)’ 상륙 때보다 더 낮다. 예보대로라면 역대 가장 강한 세력으로 한반도에 상륙하는 태풍이 되는 셈이다.
힌남노 북상에 따라 전국적으로 많은 비와 강한 바람도 예보돼 있다. 6일까지 예상되는 강수량은 제주 산지에 600㎜ 이상, 제주와 남해안, 경상 동해안, 지리산 부근 400㎜ 이상이다. 그밖의 전국에 100~300㎜ 비가 예보됐다. 5일에는 수도권과 강원 영서 중·북부, 충남 북부에 50~100㎜, 태풍이 내륙에 상륙할 6일에는 전국에 50~100㎜ 이상의 비가 쏟아질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