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교사 정재훈의 “꼰대가 바라보는 세상이야기” EP 1. 정의란 무엇인가?#1

안녕하세요. 오늘부터 매주 여러분들을 만나게 될 정재훈입니다. 제 칼럼의 제목을 왜 꼰대의 세상이야기라고 했냐고 물으신다면 아이들이 저를 꼰대라고 부르니까요.”라고 하고 싶습니다. 저는 중학교에서 아이들과 함께 살고 있는 교사입니다. 교사라고 하면 우리 사회에서도 가장 답답하고 세상물정 모르는 직업군이라고 여기실지 모르겠습니다. 그런 답답한 사람이 세상을 칼럼이라는 워프(스타워즈에 나오는 시공간을 초월하는 항법)를 통해 소통을 해보고 싶어서 연재를 하게 되었습니다. 많은 분들이 보시고 생각을 나눴으면 합니다.

우리나라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끈 책 이름이기도 하다. ‘JUSTICE 정의란 무엇인가?’ 듣기만 해도 갑갑하다. 400페이지가 넘는 책의 두께를 보면 더 갑갑하다. 한국인의 독서량은 세계 192개국 중 166위이며 성인 10명 중 9명은 하루 독서시간이 10분이 채 안된다. 이런 나라에서 이 책은 아이러니하게 본국 미국에서는 10만부가 팔렸는데 한국에서는 130만부 이상이 팔렸다. 2011년에는 이 주제로 EBS에서 특강도 방송했었다. 왜 한국에서만 이렇게 선풍적인 인기를 끄는 것일까?

 
   나는 학교에서 아이들에게 사회과목을 가르친다. 내 전공은 지리인데 중학교에서는 도덕, 역사, 지리, 일반사회를 모두 가르치게 된다. 많은 과목을 가르치다보니 학식의 깊이는 얕을지 모르나 다방면의 지식을 골고루 접하게 되었다. 이런 나의 습자지 같은 얕은 식견으로 보자면 이 책의 성공은 우리나라의 어두운 면을 조명해주는 것 아닌가 생각이 든다. 유엔지속발전해법네트워크(SDSN)에서는 매년 국가들의 행복지수를 발표를 하는데, 2016년 한국은 조사된 157개국 중 58위를 차지했다. 우리나라의 국력을 봤을 때는 20위 내에는 들어야 하는 것인데 왜 이렇게 낮게 나왔는지 분석을 해보면 부정부패 항목에서 상당히 점수가 낮게 나왔다. 우리나라 사람들이 한국사회가 정의롭지 않다고 생각하기 때문인데, 한국에서 마이클 센델 ‘정의란 무엇인가’라는 책의 인기는 결국, 한국 사람들이 사회적 정의에 대해 얼마나 열망하는가를 증명한 것이란 생각이 든다.
 
현  재 시국이 어수선하다. 대한민국 헌정에서 두 번째로 대통령 탄핵이라는 단어가 등장하였다. 역사적으로 보았을 때 정치는 결코 정의로운 수단이 아니다. 하지만 하지 않으면 안되는 필요악의 존재이다. 그래서 정치는 아무리 잘해도 잘했다는 이야기를 듣기 참 힘들다. 그런데 우리 헌정 이후 정치역사를 보면 그래도 평타라도 친 일이 없어도 너무 없는 것 같다. 친일파 청산 문제, 좌우익의 대립, 독재정치, 밀실정치, 지역감정, 공작정치, 남북관계, 정경유착 등 일부 정치인들의 욕심으로 인해 민주 국가의 역사가 꼬여왔다. 무지한 대다수 국민들은 그런 정치인들에게 적극적으로 대처를 못하고 항상 이용당해 왔었다.
 
  우리는 세계에서 가장 IT생태계가 잘 조성된 나라이다. 길거리에서 마음대로 뉴스를 보고 동영상을 볼 수 있는 세계에서 몇 안되는 나라이다. 그러다보니 사람들이 자연스럽게 정치에 대한 관심과 지식을 가지게 되고 정의에 대해 말하기 시작하였다. 뉴스에서는 대통령과 그의 측근들이 했던 일들을 연일 쏟아내고 있다. 그런데 참 점입가경이다. 양파껍질 같다. 벗겨도 벗겨도 계속 새롭다. 어떻게 저런 일을 할 수 있을까 라는 생각이 들 정도다. 거기다 사람들이 쏟아낸 루머들까지 더해져 진흙탕이 따로 없다. 검찰에서는 강도 높은 대응을 하겠다고 하지만 이것에 대해서 국민들은 믿지 않는다.
 
  우리나라 대법원 앞에는 정의의 여신상이 있다. 한 손에는 저울, 한 손에는 법전을 들고 있는 정의의 여신상이 무색하게 우리의 경찰과 검찰은 철저히 정치적으로 행동해왔다. 그들에게 정의는 항상 기득권 세력의 정의였고, 그들의 손과 발이 되어 국민들을 철저히 짓밟아왔다. 탈주범 지강헌이 절규했던 유전무죄 무전유죄(돈 있으면 죄가 없고 돈 없으면 죄가 있다.)’가 우리의 민주주의에서는 당연한 듯 여겨졌다. 1990년 이후 대한민국 내의 10대 재벌 총수 중 7명은 모두 합쳐 23년의 징역형을 선고 받았으나 형이 확정된 후 평균 9개월 만에 사면을 받고 현직에 복귀했다. 2016년 현직 부장판사가 유력 기업인으로부터 억대의 리베이트를 받아 구속이 되는 등 여러 비리가 드러나고 있다. 우리 국민들은 어떤 마음이 들까?
 
다음 이야기는 2편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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